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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 근동의 예언, 점술, 마술(1) - 존 W. 힐버(John W. Hilber)
    고대 근동 문화 2023. 5. 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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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근동의 예언, 점술, 마술(1)
    존 W. 힐버(John W. Hilber)

    1. 정의
    구약학 연구사는 “예언”과 “점술”을 뚜렷하게 분류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이것은 신명기 18:9–22의 구별법을 따른 것이다. 예언이 하나님을 대변하는 카리스마적 설교가의 선포를 말하는 것과 달리 점술은 자연 세계의 물체를 관찰하거나 조종하여 신들의 뜻을 알아내는 불법적인 관습을 시행하는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았다. 광범위한 고대 근동 종교의 맥락에서 볼 때 최근 연구들은 이와 다르게 정의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요즘 논의들은 “점술”을 신의 영역에서만 알 수 있는 은밀한 지식을 얻어내는 방법이라고 본다(Grabbe 1995, 136–41; Homori 2015, 4). 이 정의에 따르면 “예언”은 “점술”의 부차적 유형으로서 하나님이 천상회의의 비밀을 자기 예언자들에게 알려주는 의미로 사용한다(예, 렘 23:18, 22). 이 용법에서 “점술”은 중립적 용어로서 인간이 신의 계시를 받는 과정을 묘사한다. 여기에 예언이 포함된다.

    이렇게 정의해도 “예언”과 “전문적인 점술”과 구분하는 것은 유용하다. “예언”은 인간이 직관을 이용하여 받는 하나님의 메시지이며 그것을 제삼자에게 전달해야 한다(Guinan 2002, 18; Nissinen 2004, 20; 2017, 20–21). 이 과정에서 그 사람의 인식 과정에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여 신의 메시지를 받게 된다. 만일 신의 이 의사가 (예, 꿈을 통해) 직접 전달되면 계시가 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어야 하는 메시지일 때는 “예언”이 된다.

    “전문적인 점술”은 사람들이 의식을 거행하여 조종하거나 겉으로 드러난 물체를 관찰하여 신들이 주는 정보를 얻는 관행을 말한다. 예언의 경우 대리인은 메시지를 수동적으로 받고 그런 메시지를 받을 자격이 있어야 한다. 전문적인 점술의 경우 대리인은 습득한 기술을 사용하여 능동적으로 참여한다(Nissinen 2017, 14–19).

    이 둘의 경계선은 종종 뚜렷하지 않다. 성전에서 꿈을 꾸도록 유도하거나 점술가가 해석하는 과정에서 간 검사를 더 소상하게 진행하는 때가 그렇다.

    하지만 이럴 때도 계시 경험을 기계적으로 유도한 것인지 아니면 직관을 통해 관련 메시지를 받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 직관을 통한 예언이든 전문 기술을 사용하든 인간 대리자들은 소명이나 훈련을 통해 신에 관한 지식을 특별히 얻을 수 있었다(Hamori 2015, 6). 이는 “점술”로 얻은 계시를 고대인들이 비인간적 세계로부터 정보를 얻는 꿈과 같은 일상 경험과 구분시켜 준다.

    “마술”은 전통적으로 종교적 논의에서 부정적 의미를 지녔다. 하나님이나 신들에 대한 참된 헌신이라는 특징을 지닌 “종교”와 대조적으로 “마술”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조종하는 원시적이고 열등한 기술이란 의미를 지녔다. 일반 종교학 관점에서 보면 마술을 종교적 표현(즉 초자연과 접촉하는)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마술의 목적은 “(주문과 같은) 구술 형식과 같은 상징적 방식을 쓰고 이와 함께 물체나 천연소재 합성물을 사용하는 제의적 행동을 하여 기대효과를 얻는 것이었다”(Borghouts 1995, 1775).

    말과 행동은 종종 인격적 힘을 강제로 움직이려는 의도를 가진 비인격적 힘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술의 가치는 종교전통에 따라 부정적이기도 하고 긍정적이기도 하였다. 적절한 초자연적 대리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종교체계에서는 비인격적 힘을 조종하는 신학이 불법적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2. 전문적 점술과 마술

    1) 메소포타미아
    메소포타미아 사람 가운데 신들의 뜻을 분별하거나 신의 세계로부터 정보를 얻는데 가장 중요한 방식은 기상 환경을 관찰하고(예, 하늘의 색깔, 일식, 별과 행성의 수렴) 제물로 바친 짐승의 내장을 살폈다(“간 점”이라고 부름). 바벨론인과 앗수르인은 하늘 색깔이 신들의 생각을 “기록한” 서판과 같다고 믿었다(Rochberg 2004).

    이 징조를 “읽는” 고대 학자들의 과제는 그 의미를 적절히 해석하는 일이었다. 사례를 보자.

    “14일에 달과 해가 동시에 보였다.… 만일 14일에 해와 달이 동시에 보이면 합당한 해석은 이렇다. 땅은 복될 것이다. 신들은 아카드를 은총으로 기억할 것이다.”

    관찰결과는 하늘에 새겨진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로 기록해 놓은 징조집을 참고하여 해석되었다. 이 징조들은 관찰과 의미를 연결한 전문가의 작품이었다. 일부 관찰결과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있었고(예, 밤중에 나타난 태양) 이것은 이 안내서가 얼마나 상상력을 발휘하여 고찰했는지를 보여 준다.
    바벨론 학자들은 설형 문자 본문의 성격에 들어있는 끝없는 가능성 즉 설형 문자의 모호성, 동형이의어, 중복되는 의미의 영역, 기호 자체의 유사성 등을 갖고 작업을 시작했다(van de Mieroop 2016, 115–27, 188–90). 학자들은 경험을 이용하든 해석으로 추론하든 하늘의 징조를 미래의 예측을 위해 해석하였다.

    천문학은 가장 권위 있는 점술 형태로서 국가의 관리와 왕실의 일에 합당한 것들로 여겼고 다른 부류의 학자들(barû 제사장)은 짐승 내장에 새겨진 신들의 “글”을 읽는 전문가였다. 이 일은 평민들도 가능했다. 의식의 목적으로 제사장은 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다(“예”와 “아니오”로 대답). 간의 여러 부위의 상태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우호적”이거나 “부정적”으로 간주하였다. 그런 질문을 던진 사례를 보자.

    “위대한 주 샤마쉬 신이시여!
    제가 드리는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주소서!
    앗수르의 왕 에살 핫돈은 이 파피루스에 이름을 기록한 [사]람을 임명하여 [이] 파피루스에 새긴 [자]리에 앉히고 위대한 신을 모셔도 됩니까?이 양에 나타나시고 (거기에) 확실한 대답, 우호적인 표식, 유리한 징조를 보여주십시오.
    그래서 답변에 대한 신탁을 주십시오.”

    물에 기름을 떨어뜨리거나 비정상아의 출생을 알아내는 일처럼 적극적으로 징조를 구하거나 수동적으로 관찰하는 점술도 있다.
    징조와 상관없이, 결과는 운명론적으로 미래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징조들은 신들의 경고나 확증으로 보았다. 만일 징조가 해로운 것이면 전문가들(아쉬푸[āšipu], 마술 전문가와 아수[asû], 외과 의사)이 정교한 마술과 전통 약초 사용법으로 신의 노여움을 진정시키거나 악마의 공격을 물리치거나 마술사의 주문으로 운명을 뒤집거나 질병을 고쳤다(Farber 1995를 보라).

    2) 하티
    고대 아나톨리아의 히타이트인도 간 점술이나 양, 뱀, 특히 새들의 행동을 관찰하여 예와 아니오의 신탁을 구했다. 후자의 경우는 히타이트인에게 독특한 관행으로 보인다(Beal 2002).

    3) 이집트
    신을 나타내며 신의 권위로 말하는 바로의 선포 이외에 이집트에서 신들에게 묻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축제 기간에 신상을 성전에서 바깥 이동 성소에 안치하여 대중에게 보이는 일이었다. 각 사람은 이 이동 성소 앞에 나와 저마다 결정 과정의 안내를 받거나 법적 다툼을 해결하는 문제를 놓고 예와 아니오의 답변을 구할 수 있었다. 신이 예나 아니오로 대답하는 정확한 방식은 불투명하지만, 제사장이 운반하는 이동 성소의 움직임(아마도 떨어뜨리거나 뒤로 움직이는 방식으로)으로 증거를 삼았다(Kruchten 2001).

    4) 레반트
    레반트의 종교 관습도 신의 인도를 받기 위해 점술을 의지했다. 천체의 징조, 간을 읽는 방법, 그리고 비정상아의 출생 해석은 뱀에 물리지 않도록 축귀 예식으로서 주문 외우기, 성기능 장애, 마법을 기록한 문헌과 함께 우가리트에서 알려져 있다(Pardee 2002, 127–48, 157–66).

    5) 결론
    고대 근동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여 열심히 신들의 뜻을 찾았다. 구약에는 이와 달리 전문 점술과 예언자의 반응 사이의 관계가 복잡했다(Kuemmerlin-McLean 1992, 469–70). 어떤 문구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삶 속에서 점술이 긍정적 역할을 했음을 암시한다. 이것은 우림과 둠밈(출 28:30; 삼상 28:6)에 분명히 나타난다.

    “에봇”은 질문하기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삼상 2:28; 14:3; 21:9; 23:6, 9; 30:7–8)(Grabbe 1995, 120–21). 하지만 다른 문구들은 점술과 마법을 탄핵한다(출 22:18; 레 19:26; 신 18:9–12). 구약을 통틀어 지배적인 예언자의 관점과 그 전승을 계승한 정통주의는 우림과 둠밈을 예언과 합치하는 것으로 이해하였고 그것들을 다른 점술 형태와 신학적으로 구별했기 때문에 그런 모순된 모습을 허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존 W. 힐버, “고대 근동의 예언, 점술, 마술,” in 고대 근동 문화와 구약의 배경: 구약의 숨겨진 이야기, ed. 조나단 S. 그리어, 존 W. 힐버, and 존 H. 월튼, trans. 김은호 and 우택주, 초판., vol. 33, 고대 근동 시리즈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20), 610–615.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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